오이지무침은 정말 간단하 쉬운 반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씻어서 양념만 버무리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몇 번 실패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 반찬은 양념보다 손질 과정이 전부라는 것을. 두께 하나, 물기 제거 방식 하나가 완성된 맛을 통째로 바꿉니다. 오이지 두께, 대충 썰면 망합니다혹시 오이지를 두툼하게 썰어서 무쳐봤다가 뭔가 아쉬웠던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 경험을 반복했습니다. 처음에는 씹는 맛이 있으라고 일부러 조금 두껍게 썼는데, 막상 짠물을 빼고 양념을 버무리면 겉에만 양념이 맴돌고 속은 여전히 짜거나 아니면 반대로 짠맛이 너무 빠져서 밍밍해졌습니다.오이지를 썰 때는 얇게, 하지만 오이 팩처럼 투명하게 될 정도는 아닌 두께를 유지해야 합니다. 물에 담가 먹는 식용 오..
도토리 김치전병은 반죽 농도 하나로 성패가 갈립니다. 속 재료를 아무리 공들여 만들어도, 전병 피가 두껍거나 갈라지면 그날의 수고가 다 날아갑니다. 저도 처음엔 반죽을 되직하게 해야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딱 그 생각이 문제였습니다. 반죽 농도 전병 성패를 가르는 첫 번째 관문도토리 김치전병 반죽의 기본 구성은 도토리가루 100g, 밀가루 80g, 찹쌀가루 두 스푼, 물 400ml(200ml 컵 기준 두 컵)입니다. 여기서 물 400ml라는 수치가 처음엔 선뜻 믿기지 않습니다. 분말 재료에 비해 물 양이 지나치게 많아 보이거든요.반죽 농도에서 핵심 개념은 '수화율(水化率)'입니다. 수화율이란 가루 재료가 물을 흡수하는 비율을 뜻하는데, 도토리가루는 밀가루보다 입자가 굵고 껍질째 간 경우가 많아 수화 속..
한동안 잔멸치볶음을 반찬가게에서 사 먹는 게 낫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직접 만들면 어김없이 비린 향이 남고, 냉장고에서 꺼내면 이미 눅눅해져서 젓가락이 잘 가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니 문제는 재료가 아니라 조리 순서였습니다. 순서 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결과가 완전히 달라졌고, 지금은 집에서 만든 멸치볶음이 더 맛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조리 순서가 비린내를 잡는다일반적으로 멸치볶음은 팬에 기름을 두르고 바로 볶으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게 맞는 줄 알고 한동안 그렇게 해 왔는데, 제 경험상 이건 분명히 다릅니다. 기름을 먼저 두른 팬에서 멸치를 볶으면 수분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 비린 향이 그대로 남게 됩니다.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을..
시장에서 연한 호박잎이 보이기 시작하면 저도 모르게 한 단 집어 들게 됩니다. 처음엔 손질이 귀찮다는 이유로 자주 만들지 않았는데, 한 번 제대로 끓여 먹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줄기 껍질 벗기기부터 냉동 보관까지, 호박잎 된장국을 제대로 만드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호박잎 손질법, 이 과정이 맛을 결정합니다진짜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에 호박잎을 그냥 씻어서 끓였을 때는 줄기 부분이 질겨서 먹기가 불편했습니다. 그냥 채소니까 물에 헹구면 되겠지 싶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식감이 영 아니더군요. 제대로 된 손질법을 알고 나서야 왜 어머니들이 그 과정을 꼼꼼히 하셨는지 이해가 됐습니다.핵심은 호박 줄기의 섬유질 제거입니다. 줄기 끝을 살짝 꺾어 당기면 질긴 껍질이 쭉 벗겨지는데, 이 섬유질..
오이미역무침을 두 번 만들면, 처음과 두 번째 맛이 완전히 다릅니다. 차이를 만드는 건 재료가 아니라 과정이었습니다. 저도 한동안 "원래 이런 반찬이지" 하며 흐물거리는 오이와 물 잔뜩 생긴 양념을 그냥 먹었으니까요. 오이 씨 제거, 소금 절임, 미역 데침 이 세 가지가 빠지면 그냥 무침이고, 다 갖추면 식탁을 살리는 반찬이 됩니다. 삼투압을 이용한 오이 절이기, 왜 빠지면 안 되나오이 한 개의 수분 함량은 약 96%입니다(출처: USDA FoodData Central). 그냥 썰어서 양념에 버무리면 그 수분이 고스란히 양념으로 빠져나와 간이 묽어지고 오이는 금방 흐물거립니다. 제가 예전에 딱 그 경험을 반복했습니다.여기서 핵심은 삼투압(osmotic pressure) 현상입니다. 삼투압이란 농도가 낮..
만들기 쉬워보여 참치 감자조림을 오랫동안 얕봤습니다. 그냥 감자 썰어서 간장에 자작하게 끓이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직접 여러 번 만들어 보면서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조리 순서 하나가 식감을 통째로 바꿔놓는다는 걸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감자를 절이고, 볶고, 양념을 넣고, 참치를 투입하는 이 흐름이 그냥 넣고 끓이는 방식과 얼마나 다른지 직접 경험한 내용을 풀어봅니다. 감자절이기 번거롭다고 건너뛰면 후회합니다제가 처음에 실수한 부분이 바로 여기였습니다. 레시피를 보면서 감자를 소금물에 절이는 단계를 괜히 번거롭다고 생략했거든요. 결과는 뻔했습니다. 볶는 도중에 감자가 부서졌고, 완성된 접시에는 흐물흐물한 감자 덩어리만 남았습니다.이후로 절이기 단계를 제대로 따라 해 봤습니다. 껍질..